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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글: 성서가 의도한 창세기 1장의 창조의 진짜 의미 (feat. 에누마 엘리시, 우가리트 신화)
베헤못과 리워야단 글: 공룡과는 관련 없는 베헤못과 리워야단
뱀과 사탄에 대한 글: 뱀이 아니라 그냥 천사인 사탄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동물의 죽음과 육식이 인간의 타락 이전부터 있었다는 것은 성경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성경의 그 어디에서도 동물을 먹는 육식이 부도덕하다고 언급되어 있지 않다. 성경은 “인간”만을 “도덕적 존재”로 인식하여 “의인”과 “악인(죄인)”으로 구분하며, 동물을 죄인이라 하지는 않는다.
인류의 타락 이전부터 동물에게 죽음이 존재했다는 것은 성경적인 관점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창조주는 동물들에게 영생을 얻는 생명나무의 열매(창3:22)를 주지도 않았으며, 동물들을 인간과 동일선상에 두시지도 않았다. 기독교의 메시아인 예수도 동물들과 그들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죄 때문에 십자가에 달린 것이었다. 예수는 또 마태복음 6:26에서 하나님께는 인간이 동물들보다 소중하다고 분명히 언급하기도 하였다.
시편 104편은 육식이 타락과 죄의 결과가 아니라 창조주가 세운 질서 중 하나라는 것을 증명한다. 104편 21절에서는 사자들이 그들의 먹이를 창조주께 구한다고 하며, 27-28절에서는 창조주가 동물들에게 그들이 구하는 먹이들을 주고 그들이 그 “좋은 것”으로 만족하다고 하였다. 여기서 “좋은 것”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토브 טֽוֹב"는 창세기 1장 31절에서도 사용되었다. 즉, 육식은, 동물의 포식은 “죄”로 묘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시편 104편에서는 육식 동물이 아닌 '인간'을 죄인이라고 묘사한다. 욥기에서는 창조주가 직접 육식이라는 개념을 창조했음을 말씀한다. 욥기 38장 39절에서는 창조주가 사자들에게 먹이를 줌으로 그들의 식욕을 채운다고 하며, 39장 27-30절에서는 독수리들이 사냥을 하고 피를 빨며 시체를 먹는 것이 창조주의 명령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창세기 1장 28절에서는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라는 말씀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정복하라'와 '다스리라'는 각각 히브리어 'כבש'와 'רדה'이다. '다스리라'로 번역된 'רדה'는 창세기 1:26,28 외에도 성경의 여러 구절들(레 25:43, 46, 53; 레 26:17; 민 24:19; 사 5:13; 사 14:9; 왕상 4:24; 왕상 5:16; 왕상 9:23; 대하 8:10; 느 9:28; 시 49:14; 시 68:27; 시 72:8; 시 112:2; 사 14:2, 6; 사 41:2; 렘 5:31; 애 1:13; 겔 29:15; 겔 34:4)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히브리어에서는 영어로 번역된 '다스리라'는 뜻보다는 더 강하고 가혹한 의미를 가졌고 어떤 생물이나 사람을 억압적인 방식으로 지배한다는 뜻에 더 가깝다. 조슈아 존 벤 이에 (Joshua John Ven Ee) 는 이 단어가 다른 것을 정복하고 지배할 수 있는 권위를 행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는 인간이 그들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사용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1]. 즉, 인간이 동물을 사냥하고 먹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의미한다는 것이다. 창조주가 담과 하와에게 양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주었고(창 3:21), 후에 아담의 아들 아벨은 양을 제물로 바쳤다(창 4:4)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창세기 9장 3절에는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 채소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라는 말씀으로 대홍수 이후부터 육식이 시작되었다고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주장한다. 하지만, 조슈아 존 반 이에는 히브리어 원문의 해당 구절에는 시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일시적인 표시가 없다고 하였는데 [2], 이는 영어 번역본에 등장하는 과거에는 식물을 먹게 하시다가 대홍수 이후에는 고기를 먹게 하셨다는 말씀은 영어 번역자의 추론에 근거한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풀처럼 고기를 먹게 하시겠다는 것을 이전에는 풀을 먹었으나 이제는 고기를 그처럼 먹을 것으로 오역했다는 것이다. 조슈아 존 반 이에는 말씀 내에 인간이 풀보다 고기를 먼저 먹었다라는 기록은 없으며, 고기를 먹을 권한은 창세기 1:28에서 이미 인간에게 주어졌기에 창세기 9장, 즉 대홍수가 끝나고 난 뒤에서야 육식을 했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3].
레위기 11장을 포함한 성서의 히브리인들의 서술 방식에서 드러나는 이전에 허락된 것을 말하고 새로 금지하는 것을 그 다음에 말하는 구조/패턴은 창세기 9장 3에서 4절에서도 드러나는데, 이는 육식은 이전부터 존재했으나, 이제는 피째 먹지 말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레 11:9-10의 말씀,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너희가 먹을 만한 것은 이것이니 강과 바다와 다른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지느러미와 비늘 있는 것은 너희가 먹되, 물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과 물에서 사는 모든 것 곧 강과 바다에 있는 것으로서 지느러미와 비늘 없는 모든 것은 너희에게 가증한 것이라”처럼 말이다. 히브리인들은 원래 생선을 먹었지만 율법이 생긴 이래로는 정결한 생선을 먹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육식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피째 먹지 말라는 것 뿐이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필로는 창세기 9장은 대홍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된 창세기 1장의 인간에게 주어졌던 권위를 다시 회복시킨 것이라고 하였다 [4]. 즉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가 포식자-피식자 관계로 바뀐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포식자-피식자 관계였다는 것이다. 창세기 1장 28절과 9장 2절이 사실상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둘의 차이는 존재한다. 창세기 1장 28절이 창조주가 인간에게 명령 만을 한 것이라면, 창세기 9장 2절은 명령과 그에 따른 결과까지 말씀한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근본적으로 육식이 죄라면 왜 신은 제사라는 끔찍한 죄악을 만들셨을까? 매년 소, 양, 비둘기 등의 정결한 동물들이 인간의 죄 때문에 도축이 된다. 그리고 육식이 죄라면 왜 신의 거룩한 제사장들 곧 레위 지파의 제사장들에게 제물의 고기를 먹으라고 하셨는가? 육식이 죄라면 제사는 존재해서도 안 되며, 제사장들 역시 정결은 커녕 죄로 더럽혀진 자들이 된다. 히브리서 10장 11절에 의하면, 동물 제사는 죄를 없애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동물들을 그냥 죽인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죄인가? 제사장들은 율법을 따른 것이었다. 또, 예수가 말한 요한복음 6장 54절의 말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가 죄가 되어버린다. 육식이 죄라면, 유월절을 기념하며 어린양을 먹은 예수(마 26:17-18; 막 14:14; 눅 22:8, 11, 15)도, 유대인들도, 그 이전에 유월절과 제사를 기념했던 모두가 죄인이 된다.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메시아 예수를 유대인들이 죄인으로 만들어 십자가 못 박았다 이야기한 것과 동일하게 육식을 죄로 규정함으로서 예수를 죄인으로, 더 나아가 제사장들과 사도들까지 죄인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육식은 분명히 죄가 아니며, 성서가 말하는 인류의 타락 이전부터 존재했고, 이는 동물의 죽음이 타락 이전부터 있었음을 보여준다. 물론, 죽음이 등장한 것을 인류의 타락 때문이라고는 하나, 로마서 5장 12절에서는 분명히 "인간"의 죽음이지 "동물"의 죽음이 아니다. 다음에 등장하는 구절인 로마서 5장 17절에서는 이를 증명하듯이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라고 언급한다. 예수는 동물을 위해 죽은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죽었으며, 그로 인해 얻은 생명은 인간에게만 적용되며, 로마서 5장 12절의 죽음이 "인간"만의 죽음이었음을 보여준다. 즉 타락 이전에 이미 죽음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사야 65장 25절에서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은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라는 말씀을 통해 인류의 타락 전이 이와 같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크나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미래"를 예언한 것이지 "과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사야 65장 17절에서는 분명히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라고 기록되었다. "새 하늘과 새 땅"이다. 요한계시록 22:1에 나온대로 “이전 것”은 하나도 안 남은 새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이 어떻게 타락 후와 타락 전의 세상을 의미하겠는가? 오히려 이를 과거로 보는 것은 모순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홍수 이후에 고기를 먹었다는 기존의 사관과 다르게 인류는 처음부터 육식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동물의 죽음 역시 인류의 타락 이전부터 존재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
[1] "They focus on gaining and exerting authority over another, a call to conquest and dominion. In them humans are granted permission to use animals for their purpose." Joshua John Ven Ee, Death and the Garden, p. 200.
[2] "In 9:3, there are no temporal indicators that would make a time difference explicit, so the question comes down to context." [1]의 p. 257
[3] "...There is nothing in the context to indicate that plants were given as food earlier than animals, since the right to eat meant can be implied from 1:28. Therefore, there is no textual reason to assume a temporal element in the comparison with plants." [1]의 p. 257
[4] "And did he not by these words evidently intimate that Noah, at the beginning of what we may call the second creation of mankind, was found equal in honour to that creature who in the first instance was made as to his form in the likeness of himself? Therefore, he equally assigned both to the one and to the other the principality and power over all the creatures that live upon the earth." Philo of Alexandria, Questions and Answers on Genesis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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